중국 내에서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1,300명에 육박한 가운데,
프랑스와 호주에서도 처음으로 확진 환자가 나오며 전 세계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역 전광판에 우한 폐렴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뉴스1]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세번째 확진자가 확인된 가운데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지난 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54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다가 20일 일시 귀국했다.
입국 당시에는 증상이 없었고, 이 때문에 공항 검역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그러다 22일부터 열감과 오한 등 몸살기를 느꼈지만 해열제를 복용한 뒤 증상이 나아졌다.
하지만 25일부터 간헐적 기침과 가래 증상이 생기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했다.
그는 신고 당일인 25일 음압치료시설(외부와 압력 차이로 병원체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특수병실)이 마련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경기 명지병원)에 격리됐다.
이 환자가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며 중간 결과를 오후 5시쯤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방역당국의 초점은 유입되는 환자를 최대한 빨리 선별해내는데 맞춰져있다.
유입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빨리 찾아내 격리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것이다.
하지만 세번째 확진자가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해열제를 복용하며
신고를 미뤄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방역망에 구멍이 생겼다.
이 환자가 사흘동안 어떤 경로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최대 잠복기는 14일 정도로 추정된다.
문제는 귀국 당시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지만 자택 등 지역사회에 머무르다가 발병하는 세번째 환자 같은 사례가
앞으로 또 발생하더라도 통제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항공편은 하루 평균 180편에 달한다.
입국자로 보면 하루 약 3만5000명이 중국 전 지역에서 쏟아져 들어온다.
증상 없이 국경선을 넘는 이들에 대해 방역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처는 의심증상
발생 시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자발적 신고’를 기대하는 일 뿐이다.
중국 우한지역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신화=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조기발견과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씻기를 자주하고
기침할 때에는 손이 아닌 옷소매로 가리는 등 기침 예절을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병원을 방문할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 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려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