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이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볼을 들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2019년 9월 23일(한국시간)은 잊지 못할 날이 될 듯하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타석에서 첫 홈런을 쳤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0-1로 뒤진 5회말 깜짝 놀랄 만한 홈런포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상대 선발투수 안토니오 센사텔라를 상대로 볼카운트 0B-2S로 불리하게 몰렸지만 3구째
가운데 높은 시속 94.1마일(151.4㎞)짜리 직구를 받아쳐 담장을 훌쩍 넘겼다.
공식 기록으로는 중월 솔로홈런이었지만 우중간으로 약간 밀어 친 타구였다.
이 홈런은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통산 255타석, 210타수 만에 뽑아낸 홈런포였다.
동산고 4번타자 출신으로 타격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였지만 KBO리그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첫 홈런이었다.
홈런이 터진 순간 더그아웃의 동료들도 모두 열광했다.
그 중 키케 에르난데스가 구단 직원을 향해 '홈런볼을 회수해달라'는 듯한 손짓을 했다.
이날 홈런볼은 다행히(?) 류현진 손으로 돌아왔다.
경기 후 류현진은 공식 인터뷰룸에 홈런볼을 케이스에 담아 들고 들어와 취재진 앞에 공개했다.
홈런볼을 잡은 팬이 경비 요원에게 순순히 건넸기에 평생 간직할 수 있는 기념구를 품에 안게 됐다.
물론 완전히 공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팬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주고 교환했다.
류현진이 "다른 걸 뭘 드렸다고 한다"고 웃자 통역 이종민 씨는 "다른 다저스 용품을 줬다"고 소개했다.
야구에서 관중석으로 넘어간 파울이나 홈런볼을 팬이 잡으면 그 소유권은 팬에게 넘어간다.
팬이 주지 않으면 구단이나 선수가 회수할 방법은 없다.
일부 팬은 자신이 소장하기도 하고, 역사적인 홈런공이면 경매를 통해 거액을 받고 판매를 하기도 한다.
▲ LA 다저스 류현진이 23(한국시간) 콜로라도전 5회말에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KBO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삼성 이승엽이 친 2003년 세계 최연소 300호 홈런볼은 경매를 통해 1억원이 넘는 가격을 형성하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다가 KBO리그에 복귀한 뒤 2015년 기록한 KBO리그 400호 홈런은 홈런볼을 주운 팬이 소장하겠다며
가져가 주인인 이승엽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구단에서 기념품을 마련했지만 팬은 홈런볼과 교환을 거부했다.
이날 류현진의 홈런볼을 주운 팬은 큰 고민 없이 다저스 구단 직원이 준 기념품을 받고선
홈런볼을 류현진에게 선물했다. 류현진으로선 다행스러운(?) 일이었다.